나는 이미 그 사람이 꽤 좋아졌고 사귀게 되면 내 마음이 점점 더 커져서 그 사람을 온전히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불안한 예감도 있는 상태였거든

그게 왜 불안하냐면 상대는 전혀 아닐 것 같아서

나 혼자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그 사람은 항상 날 외롭게 만들 것 같아서

지난 목요일에 오지 않는 그 사람의 연락을 기다리면서 카페에서 혼자 책을 읽고 나오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들었어

나는 책을 읽을 때 제일 외롭지 않구나

그 사람하고 사귀면 나는 지금보다 더 외롭겠구나

이때부터 이미 상대에 대한 마음이 조금 떴지

금요일, 토요일에 친구들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이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더 강해졌고

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다 맞춰주고 다 퍼주려고 하는 타입이란 말이야

그걸 스스로도 아니까 사귈 거라면 나를 아껴주고 소중히 여겨줄 사람하고 사귀어야 해

아닌 건 빨리 끝내야지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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